APMA, CHAPTER THREE
0:01 Chris Barber - Si tu vois ma mere (Lonesome)
03:44 La Vie En Rose - Cello & Piano Cover / Brooklyn Duo
07:07 Scott Bradlee - Dream A Little Dream Of You (Transcription) Transcribed by Timothy Gondola
10:35 Bart Howard - Fly Me to the Moon (Arranged for solo piano)
13:27 Ella fizgerald - Misty (Arranged for solo piano)
17:36 LA LA LAND OST - Cello & Piano Cover / Brooklyn Duo
21:27 Gene Wilder - Pure Imagination (Arranged for solo piano)
27:38 Judy Garland –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Arranged for solo piano)
30:19 Somewhere Over The Rainbow (Arranged for solo piano)
34:11 Ella Fitzgerald - Someone to Watch Over Me (Arranged for solo piano)
36:49 Al Bowlly - Midnight, the Stars and You (Piano)
39:06 Syts - Redemption
43:56 Moon River - Breakfast At Tiffany's (Piano Cover)
비가 정말 많이 오는 토요일 오전,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챕터 3에 다녀왔다
사람들 없을 때 보고 싶어서 가장 이른 시간에 사전 예약해뒀었다
챕터 3는 여태껏 다녔던 전시 중에 베스트에 들어갈 정도로 너무 좋았다
마지막 작품을 봤을 때는 '더 없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간 챕터 1과 챕터 2를 못 다녀온 게 아쉽다
회사와 학교생활을 병행하며 폭탄 같은 과제와 매일 지쳐 쓰러지는 일상에 산소호흡기와도 같은 시간이었다
밤하늘을 구상한 작품.
비가 오는 오늘과 너무 잘 어울렸다
지구가 생겨난 이후 한 번도 같은 하늘인 적이 없다 하였다
일상이 한 번도 지루하지 않았던 이유이다
언젠가 본 듯하여 반갑고 신비로운 느낌이었다
언뜻 회색빛 같지만 하단을 자세히 보면 푸른빛이 돈다
처음 시작부터 너무 예뻤다
자세히 보면 점을 하나씩 그려 넣은 작품이다
너무 신기하고 초콜릿처럼 예뻐서 우와, 소리가 나왔다
현대미술은 특유의 느낌 때문에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작품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핑크색이 자칫하면 촌스러울 수 있는 색이었는데
조명 때문인지 처음으로 예뻐 보였다:)
물에서 건진 나무들을 예술로 탄생시킨 작품들
그림은 살짝 유아틱 해 보일 수 있지만
작가의 가치관과 고뇌가 들어간 작품이라고 이해했다
이 작품을 보고 낙성대 펭귄이 생각났다
표현방식의 차이다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다양한 소재가 들어가서 흥미로웠다
좋은 작품은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고 했다
순간 나도 그 생각을 했다
또 하나는 많은 작품을 대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작품은 대체로 세상에 나와있는 이분법 사고들의 간격을 보여주거나 그 간격들 간 조화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다른 부분도 느끼는 바가 있지만 여기서는 논외 하지 않음)
스털링 루비 작가처럼 이 '부정한 결합'이 요즘 나의 관심사다
어떻게 하면 영화 <어느 가족>처럼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좀 더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연구원으로서 무엇을 시사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 작품 정말 정말 멋있었다
뜨개질 취미 덕분에 우리 집에도 실이 정말 많다
반갑고 좋아하는 실을 이렇게 심플하고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니, 새로운 것을 보고 배웠다
정말 좋아서 한참을 봤다
내가 이 전시를 좋아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설명해주는 글에만 조명을 따로 조정해 뒀다
예쁘고 섬세했다
천장을 살펴보니 작품 하나당 조명 조절을 꼼꼼하고 완벽하게 해 뒀다
오른쪽을 자세히 보면 작가가 어떻게 작업을 해왔는지 사진으로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보면 조명 때문에 더 반짝반짝 빛이 난다
실제로 보면 색감이 참 예쁘다 굴곡도 있고
챕터 3에 가고 싶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이 그림이다
정말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느껴졌고 어떤 힘에 압도된 느낌, 매료된 느낌이었다
분명 강인하지만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랑 닮았다ㅠㅠ헝ㅠ
원작인 윤두서의 자화상은 확실히 더 장군처럼 강한 느낌이 있다 특히 눈에 기운이 몰려있다
나는 왠지 부드러운 힘이 있는 강형구 작가의 그림이 더 마음에 든다
이 작품을 보고 현대미술의 아름다움을 깨달았다
멀리서 보면 영화 <넬리>의 한 장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하나의 카세트테이프다
이 작품만 보자면 멀리서 보면 비극, 가까이서 보면 희극이었다
사람마다 하나, 하나 담겨있는 고유한 스토리
또는 감정과 느낌
생각들
다채롭게 해석하면 참 재밌는 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작가가 많은 내용 중에 왜 이 장면을 선택했을지 궁금하다
그간 현대미술을 피해 다니던 이유가 이 그로테스크함 때문이었다
내가 변한 건지 더 이상 불편하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는 현대미술에 더 관심을 가질 예정이다
나는 이 작품이 탯줄과 여성의 질처럼 보여서 어떤 아름다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며칠 전 든 생각인데 원가족은 여성의 질에서 시작한다
이 생각을 글로 풀어내니까 어쩐지 쾌감과 시원함까지 든다
비싼 명품 드레스도 본질만 놓고 보면 몸을 보호하는 옷이라는 것.
이 작품도 사진 같은 그림
다 좋았는데 여기도 참 좋았다
움직이는 물고기ㅎㅎ 나도 요즘 물고기다
물 만난 물고기
전시회 내내 음악은 몇 곡이 반복 재생되었다
백조의 호수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ost같은 느낌의 곡
음악이 전시회 분위기를 더 심도있게 만들었다
전시회를 마치고 엘리베이터 타고 나오면
대왕 아이섀도
나중에 다시 보고, 기억하고 싶은 전시라 사진을 많이 찍는다고 찍었는데
락커룸 앞 조명과 계단에 있는 미디어 전시,
티켓 발권 맞은편에 있는 조형물들은 촬영하지 않았다
미술관을 나와 한적한 1층에 들어서자 마스크를 뚫고 비 냄새와 흙냄새가 풍겼다
오전의 조용함과 비 오는 날이 주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순간 아래의 글이 생각났다
흔들리는 건 당신의 눈이다.
활시위를 당기는 손이다.
명중할 수 있을까 의심하는 마음이다.
과녁은 늘 그 자리에 있다.
비와 벚꽃잎을 맞으며 건너편 스타벅스로 갔다
다른 날보다 쌀쌀하게 느껴지는 요 며칠, 젖은 머리카락을 대충 빗고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입을 마시니까 바로 천국이 되었다:)
나는 편하게 앉아서 따뜻한 커피로 몸 녹이기,
가방은 스스로 건조하기 중.
좋아하는 루꼴라 샌드위치도 오랜만에 먹고,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학교에 가서 여러 가지 업무를 보고 돌아왔다
아직 할 일이 태산이지만 오늘은 정말로 쉬어야 되겠다
그리고 정말 물 만난 물고기로 살고 싶다면 잊지 말아야 한다,
물속에 살며 바다를 찾고 있는 물고기에게
여기가 바다라고 알려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