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숙대 박사과정 합격

선샤인우주 2020. 11. 27. 15:42

 

 

빨간 양말장에서 올라오는 절실함, 영혼의 소리, 박사과정. 오늘 그 꿈을 이룬 날이다.

면접 볼 때보다 발표나기 전날인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가 더 떨렸다.

특히 오전 9시 55분부터는 심장이 뛰었다. 10시에 지체 없이 바로 합격자 조회를 했다.

 

“축하드립니다.”

 

바로 바뀌는 화면이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정말인가? 싶어서 합격통지서를 출력했다.

보고 또 보고 다시 조회했다.

 

석사과정에 합격했을 때,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 중에 하루였다.

당시에 토지를 완독하고 경주로 여행 가려는 계획이 있었다.

동네 도서관에서 토지 1권을 찾는데 어느 도서관이든 3권부터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거절했다.

도서관을 나와, 집 앞 횡단보도 앞에서 똑같은 번호로 세 번째 전화가 왔을 때 받았다.

 

“축하드립니다!”

 

오늘 아침에도 서있었던 그 횡단보도 사거리에서 소리를 질렀다.

음악 없이도 춤을 출 수 있었던 날이었다.

 

그 다음 봄부터 나는 학과대표가 됐다. 학생회에 소속되어 워크숍과 행사진행을 도모했고

성적장학금, 자기계발장학금, 글로벌 탐방단 장학금으로 싱가포르에도 다녀왔다.

석사논문 쓰면서 눈물을 줄줄 흘렸고, 학회지 논문 쓸 때는 지도교수님을 귀찮게 해드렸다.

졸업 후에 다시 사회로 나와 다섯 번째 직장을 다니는 지금,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아니 익숙한 곳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귀중하고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박사과정 자체에 대한 꿈이 있을 때는 멀리 있는 듯 잡히지가 않았다.

자연스럽게 전공이 바뀌게 되면서 가족 세우기를 역사로 기록하고 싶은 꿈이 생겼다.

전공과 관련해 지금 내가 하는 말은 힘이 없다. 사람들은 주목하지 아니하며 개인의 생각으로 치부될 것이다.

그러나 좋은 학교 박사논문은 필히 힘이 있다. 그리고 내가 죽어도 계속 갈 것이다.

나는 이 모든 과정을 역사로 남겨야겠다.

 

우리 가족들과 좋은 선생님들의 아낌없는 심리적 지지가 있어 가능한 일들이었다.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꽉 차게 행복하다. 감사합니다.

 

 

내가 나에게 주는 합격선물, 밀크티라떼

 

석사 때 합격통지서 

 

 

2018년 2월 대학원 졸업식.

 

 

 

2017년 4월 졸업사진 찍은 날

 

 

 

개명 전 내 이름과 석사 논문.

이름은 그냥 두 개가 되었다. 수진이, 선우 둘 다 쓴다.


21년 3월 2일
오늘 학생증 찾아왔다ㅋ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