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한상차림

선샤인우주 2020. 12. 5. 19:53

 

 

내가 만든 꽃무늬 접시,

어제 구운 곰돌이 쿠키,

선물하려고 떴지만 단수를 틀려서 내가 쓰는 코바늘 티코스터,

단골카페 커피.

말린 예능 보면서 하루 종일 웃고, 우는 쉬는 날.

김영하, 검은 꽃을 마저 읽고 싶지만 아직도 결혼식 뒷풀이중인 목로주점 제르베즈를 위해 그건 아껴두기로^^

사진을 보니 핑크색 벚꽃 티코스터를 만들어서 접시랑 셋트로 써야겠다!

머그컵도 만들까? 생각 좀 해봐야겠다.

 

갈대숲을 위하여
                      -순천만에서 

                                     나해철

함께 서서
세찬 바람을 이겨낸다는 것

우우우 하고 
하나가 울 때
모든 하나가 따라 운다는 것

어둠이 몰려올 때
반드시 새벽은 오리라고
나란히 나란히 어깨를 겯고서 그 자리를
누구도 떠나지 않는다는 것

빗방울이 쏟아지면
다 같이 젖을 뿐 
저 혼자만 피하는 단독자가 없다는 것

저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의 노동과 목숨을 빼앗지 않는다는 것

겨울이 깊어
모든 것을 버려야 할 때 
과한 욕망으로 소란을 일으키지 않고 
예외없이 모두가 고요히 순명한다는 것

그리하여
새봄이 오면
단 하나의 낙오도 없이 
전체의 하나 하나가 초록빛 새싹으로 피어나 
대지를 푸르른 생명의 나라로 바꾼다는 것

언제 어느 때라도
한 방향을 바라보고
모든 것을 함께 한다는 것

통일이 된 순간 
순간이

오로지
찬란하게 아름다울 뿐인

결코 
결코
서럽지 않은 나라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