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홈 파티
선샤인우주
2020. 12. 31. 18:00
2020년 12월 31일
태어나 처음으로 화양연화와 같았던 한 해를 돌아보며 몇 가지 사건을 뽑았다
감사한 일이 무척 많았고 감회가 새로웠다
연말, 연초에 특별히 의미 부여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귀중하여 잊지 못할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싶었다
점심때쯤 퇴근하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들로만 장을 봐왔다
와인색 티라이트도 함께
요리하는 동안 노을이 지고
홈 파티에 어울리는 음악도 같이 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접시에 셋팅하기
꽃등심에 로즈마리를 함께 구우면 향이 정말 좋다
배고팠는데 빨리 익어서 행복했다
제일 좋아하는 과일, 청포도와 식용꽃 쥴리앙
또 너무 좋아하는 치즈 세 가지
래핑카우 플레인, 캐시밸리 모짜렐라, 프랑스 치즈인 아페리프레
진짜 짱
술은 ‘안 마신다’에 가까운 사람이라 선물로 받은 커피를 따랐다
머그컵으로는 잘 보이지 않던 티코스터도 선명하고,
드레스 코드가 된 빨간색도 너무 예쁘다
내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는 멋진 차림이었다
오늘 식재료 고르며 얼마나 행복하던지 웃음이 났다
낯선 동네, 연희동에서의 장보기는 약간 해외여행 같은 느낌이 있었다
장보기에서부터가 요리의 시작이다
그리고 끝은 설거지
아직 설거지는 안 했지만..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2020년
묵상
한철희
내 뜻대로 되는 자는
어린아이
안 되는 게 있는 자는
청년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자는
어른
아무것도 못하는 자는
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