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연극 그을린사랑
선샤인우주
2021. 3. 12. 14:31
좋아하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봤던 영화 그을린 사랑
그쯤 연극도 함께봤다
여주의 대사량이 어마어마하다
극 내내 감정까지 같이 끌고 가는 힘이 있고,
운명이 그들을 끌고 가는 힘이 있어서 보는 동안 나도 참 힘들었다
다만 처음 시작할 때, 무대가 굉장히 넓은 것에 비해
감정을 욕으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쉬웠다
공간이나 몸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있을 텐데
욕을 너무 많이 해서 거북했다
그 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가슴을 울리는 연극이었다
1+1=1.
https://youtu.be/AWglVPKHQGM
박이호선생님께 그을린 사랑 이야기를 했을 때,
오이디푸스 왕 이야기를 해주셨었다
우렁이 이야기, 문정희.
새로 수염자리 돋아난 아들과 함께
오랜만에 TV를 끄고
마루에 누워서 별을 바라본다.
별보다는 아무래도 자동자의 불빛이
더 빛나 보이는 아들은 그만 지루해서
두 번이나 하품을 한다.
나는 우렁이 얘기를 한다.
<옛날에 옛날에 새끼 우렁이가
야곰야곰 엄마 우렁이를 다 파먹어서
마침내 어미 우렁이는 껍데기만 남았더래. 그래서
텅 빈 어미 우렁이가 냇물에 동동 떠내려가자
그것을 본 새끼 우렁이가
"야, 우리 엄마 보트놀이 한다"고 깔깔 웃더래>
아이는 재미나서 와락 달려들며
"야, 어미 우렁이 파먹자"하고 간지럼을 먹이는데
문득 온 몸을 비틀며
내가 파먹어 멀리 떠내려 가 버린
내 어미 우렁이가 그리워
천 길 낭떠러지로 별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