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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카메라타

by 선샤인우주 2021. 5. 22.


날씨가 너무 좋은 날에,
사랑하는
황인용 뮤직스페이스 카메라타


최대한 오픈시간에 맞춰서 갔다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
취향이 확고해진 나는 내게 맞는 것들을 찾고
계속해서 축적해 나아가는 일상에 기쁨과 감사함을 느꼈다
편안한 의자에 조용히 앉아서 클래식만 듣기도 하고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시고
사진도 찍으면서
여유로움과 햇볕을 만끽했다


바깥은 여름
언제 이렇게 더워졌는지, 그 덕에 좋아하는 원피스를 입고 나왔다
아이스 라떼도 맛이 괜찮았고
컵의 윗부분이 통통해서 입술에 닿는 느낌도 좋았다


잠깐 햇빛이 더 들어올 때


영적지수가 높은 곳에는
마찬가지로 영적지수가 최대치인 책 데려가기


CAMERATA THE WALL PROJECT 2021

전기숙 전
망설임의 리듬 RHYTHM OF HESITATION

장소 황인용 뮤직 스페이스 카메라타

프랑스 여행 중 나는 1930년대 유럽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한 가족의 흑백 네거티브 필름집을 우연히 발견했다.
사진 속 풍경과 인물들은 낯설었으나
내게 형언하기 힘든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오래 전 나의 가족 풍경이 떠오르기도 하고,
양차 세계대전 전후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연상되기도 했다.
사진으로 기록된 실재했던 한 순간의 사실적인 재현을 넘어
현재와 과거의 두 시점이 링크된다.
나는 이 이미지들을 해체하여 재구성하기로 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기록이나 이미지에
사람들은 갖가지 태그를 달며 개입하고 상상을 확장해 나간다.
기억의 불확정성과 이미지 해석의 불확실성,
기억과 기록 사이의 간극들... 결국 이미지는 해석자에 의해 의미가 만들어진다.
한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 시선, 해석 즉,
불명확한 기억과 상대적인 입장차이는 나의 오래된 생각거리이다.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이 다 다르고,
우열로서 나눠질 수 없는 다양한 해석들이 존재한다.
나는 당연시 되는 인식의 틀에서
이런 상대적인 의견 차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치로,
겹눈으로 세상을 보는 곤충의 시각 구조를 차용해 내 작업의 형식 실험을 시도했다.
분할된 육각픽셀에 담긴 이미지는 변형과 반복이 거듭되며
원본은 훼손되고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

작가 노트 중에서(출처: 카메라타 블로그)


종종, 자주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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