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베이킹 자격증을 취득했다.
생각만 해왔던 일들을 실행으로 옮겼고 자격증은 우리 집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여있다.
항상 베이킹, 그중에서도 특히 쌀베이킹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우연히 사진 한 장을 보자마자 내 안에서 들리는 첫 번째 안내, “이거 해야겠다.”였다.
당시에 아카데미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었다.
직장 다니는 동안에는 시간도 안 맞았지만 너무 비싼 수강료 때문에 오랜 시간 고민했다.
주변에 수강료를 말했을 때 만류는 아니어도 좋은 반응들은 아니었다.
이건 꼭 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겼지만 어려운 결정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번째 들리는 소리 “이건 내 거네” 하며 안도의 숨이 쉬어졌다.
하고 싶어서, 욕심에 의해 생각하는 것과 직감적으로 내리꽂는 것은 다르다.
퇴사를 하고 어느 정도 학교 생활이 안정적으로 잡혔을 때 퇴직금으로 등록을 하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 안에서 나는 그 이상을 배웠다.
첫째,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것이다.
‘나는 왜 안될까?’, ‘난 안되는구나…’ 포기하며 살았던 부분이 있었는데 될 때까지 하시는 쌀베이킹 선생님의 근성이 나의 생각을 깨 주었다.
밀베이킹에 비해 불모지 같았던 쌀베이킹 레시피를 위해 적게는 3개월, 길게는 1년간 하나의 레시피를 발명했다고 하셨다.
그 결과 밀베이킹보다 훨씬 더 맛있고 식감이 좋았다.
우리 아버지께서 워낙 성실하셔서 꾸준함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될 때까지 하시는 선생님을 보며, 내가 될 때까지 하지 않고 중간에 포기했었다는 것을 알았다.
요즘 주변에 잘 되는 지인들이 많아서 기쁜데,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그들이 얼마나 다해서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정말 흥미로운 건 그게 그분들의 성향이라는 것이다.
애초에 성공할 수 있는 자원을 갖고 있다는 건데 그건 몇몇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특별함이 아니고
누구나 갖고 있는 자원들이다. 성실함, 근면함, 일을 사랑하거나, 하나를 열심히 파는 것 그리고 기타 등등
100명이 있다면 성공할 수 있는 방법 100가지가 있는 것이다.
그 영향으로 나는 SNPE 100일 수련을 시작했다.
매일 운동을 실천하고 있고 오늘이 7일 차다.
운동 선생님께 쉽게 개선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상의드렸는데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끝이 없어요.”라고 하셨다.
식단 조절은 전혀 하지 않고 있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가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해보려고 한다.
둘째, 현재 정의 내린 가치관들은 경험에서 오기 때문에 더 큰 경험을 하면 언제든지 더 깨닫고 배울 수 있다.
그간 여기저기 다니며 정말 다양한 빵들을 먹어봤는데
파운드케이크, 머핀, 마들렌, 롤케이크는 내가 좋아하는 빵들이 아니었다.
비교적 식감이 가벼운 느낌이자 전형적인 빵의 대표들은 내 스타일이 아닌 것이다.
반대로 디저트류나 꾸덕한 식감과 묵직한 맛일수록 입맛에 맞았다.
습식 쌀가루로 만들고 냉장고에서 하루 숙성을 거친 빵들은 역시나 완벽한 취향저격이었지만
그 외에 가벼운 식감들도 정말 정말 대박으로 맛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집밥의 맛이 있듯이 만들어먹는 빵의 맛이 더 해져서 그렇냐고 한다면,
밀베이킹도 배웠기 때문에 확실히 맛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파운드케이크도 머핀도 마들렌도 롤케이크도 너무너무 맛있었다.
그간 진짜 맛있는 빵을 못 먹어본 것이다.
이건 비단 쌀베이킹뿐만 아니라 삶에도 적용되는 부분이다.
동백이가 괜한 투정과 철벽을 치니까 용식 씨가 말하길,
“동백 씨 남자 얼마나 만나봤어요? 세상 남자 가요, 강종렬이 하나예요? 내가 걔랑 같냐고요.”
하는 부분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선우 씨 빵 얼마나 먹어봤어요? 세상 빵이요, 그 맛 하나예요?
이런 깨달음이었다.
셋째, 지금보다 더 끌어올릴 수 있다. 맛과 풍미.
선생님께서 자주 하시던 말씀이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이 재료를 넣으면 풍미가 더 해진다는 거였다.
실제로 오븐에서의 1분, 설탕 1g, 휘핑 1초 더 하는 것은 맛을 바꿨다.
한 번은 오페라 케이크를 배우는데
그날따라 반죽의 상태, 버터의 온도 그 외에 모든 게 완벽하다고 느낀 날이 있다.
겉으론 얌전히 있었지만 내적으론 신나 했는데
마지막에 시식을 해보니 선생님께서 만드신 빵과 내가 만든 빵의 맛이 달랐다.
재료도 오븐 시간도 다 동일했는데 알 수 없는 차이점이 분명 느껴져서 충격이었다.
이게 바로 손맛이라는 거였다.
주위에 빵을 나눠주면 확실히 밀베이킹할 때보다 쌀베이킹하고 난 뒤에 반응이 훨씬 좋다.
선호도는 있겠으나 이건 내가 먹어봐도 확연한 차이를 느끼고 있으니 당연한 반응 같다.
지금도 너무 맛있지만 더 하면 맛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빵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인생의 풍미!
빵까지 쌀로 바꾼 뒤 밀가루를 끊은 지 대략 3개월이 되었다.
예전처럼 완전히 끊은 건 아니고 아주 가끔 라면과 햄버거 정도는 먹는다.
밀가루를 먹으면 바로 얼굴에 트러블이 생겼는데 그게 일절 없어졌다.
그리고 밖에서 파는 밀베이킹 중에 안 좋은 재료 쓰는 걸 맛으로 느껴도 그러려니 했었는데,
정말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해먹는 맛을 알아버려서 평생 빵을 사 먹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너무 맛있고 재밌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앞으로는 클래스 101과 선생님들 책을 보면서 새로운 레시피에 도전하고
기존에 배운 품목들은 변형도 해보면서 디자인도 다양하게 구상해볼 예정이다.
빵들을 축복하며 행복한 빵례길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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