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미술관에 갈 생각이 없었는데 과제하다가
출근 전에 물 흐르듯 국립현대미술관에 잠깐 들렸다
다 둘러보면 좋았겠지만 여유 있게 출근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올해의 작가상 2021과 현대차 시리즈 2021만 살펴봤다






















출근하면 핸드폰으로 업무를 보기 때문에
배터리를 아끼고자 사진은 최소한만 찍었다.
작품 역시 많이 보지 않고 그중에서도 최소한만 봤다.
올해의 작가상에서 최찬숙, 큐빗 투 아담과
현대차에서의 비디오 하나가 아주 임팩트가 컸다.
“땅에 떨어진 것은 무엇이든지 썩는다.
땅이 무엇을 거부하는 것은 본 일이 없다.
사람이나 짐승이 내버린 똥, 오줌도 땅에 스며들면
거름이 되고, 독이 올라 욕을 하며
내뱉은 침도 땅에 떨어지면 삭아서 물이 된다.
땅은 천한 것일수록 귀하게 받아들여 새롭게 만들어준다.
땅에서는 무엇이든지 썩어야 한다.
썩은 것은 거름이 되어 곡식도 기름지게 하고
풀도 무성하게 하고 나무도 단단하게 키운다.
썩혀서 비로소 다른 생명으로 물오르게 한다.
그래서 죽어 땅에 묻히는 것을 사람들은 ‘돌아간다’라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곳에서 모든 것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 최명희, 혼불
사람이 언젠가 땅으로 돌아간다면
그 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던가.
평평한 땅만이 땅이 아니었다.
땅의 힘줄이자, 속죄이자, 무덤 같은, 땅의 땅도 존재하고 있었다.
언젠가 땅 위에서 자신의 몸을 이용해 노동을 하면
온전히 자기 몫이 되었었다.
땅이 개인의 소유가 되면서
노동의 결과뿐만 아니라 정체성까지 앗아가는
땅과 인간의 관계를 심도 있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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