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1. 수풍석 뮤지엄은 내게 노화가 찾아온 것을 느낄 때, 거기에 대한 저항감이 생길 때, 다시 와서 자연스럽게 산다는 게 무엇인지 상기해야 할 장소이다. 그리고 돈 많이 벌어서 꼭 포도호텔도 갈 것이다.
이번 제주도 일정은 수풍석 뮤지엄에 맞춘 것이다
그만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생각 외로 석이 가장 좋았다
이타미 준과 근처 주민들 이야기도 아주 흥미로웠고
계절 별로 보여주신 사진들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빈틈
장적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이름
사람들은 나를 싫어합니다
빈틈없이 철저히 하라고 합니다
절대 빈틈을 보이지 말라고 합니다
정확한 목표, 완전, 주도면밀과는 먼 나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인적 드문 곳으로 떠나갔습니다
그래 나를 본 지 오래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람 부는 날이면 나도 사람들이 그립지만
오래전 나 때문에 진급 못한 그분 생각에
이제는 누구라도 염치없이 찾아갈 수는 없는 일
사람 만날 일 없는 외딴 길을 찾아
혼자서 터벅터벅 나의 길을 갑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합니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나를 찾습니다
도시로 가자고요. 함께 살자고요
내가 없으니 재미가 없다나요
내가 없으니 바람이 통하지 않아 답답하다고요
저…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아직은 안 가렵니다
나를 없애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
나를 메우려 밤낮없이 뛰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저버릴 수 없거든요
하지만 연락하셔요
날카롭게 무언가를 이뤄야 할 때는
내가 별 도움이 안 되겠지만
숨 쉴 틈을 찾고 싶을 때
따뜻한 손길이 그리울 때
살짝 연락하셔요
나도 용기를 내어 한번 찾아갈게요
어쩌면 이미 당신 곁인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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