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

롯데갤러리

by 선샤인우주 2022. 5. 29.

https://youtu.be/VKb-UavQchM

영옥과 정준을 생각하면서

다비치, 기억해줘요

내가 정준처럼 마음이 넓고

영옥처럼 책임감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잠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김참새 개인전
충동과 불안


눈여겨보던 중에 주말에 시간을 내서 다녀왔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좋고 깊이가 있었다


고전예술과 고전문학이 어느정도 채워져서 그런지,
내면의 변화가 있었는지,
좋아하는 그림이나 색감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밝은 색감 속에서도 불안함이 느껴지는 게
요즘의 혐오사회, 이상한 정상가족을 설명하기에 좋다
책 표지같기도 하고 너무 좋다


너무 귀여운 와중에 요즘의 나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스트레스가 정점을 찍고 다시 마음을 추스리는 와중에
특히 이 작품이 내게 깨끗한 공감을 주었다
내게는 일의 (기쁨과) 슬픔이자,
집의 안정감을 반복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서울역에서 퇴근 길에 버스를 타면 곧 학교가 보인다
그럼 난 학교 이름만 봐도 눈물이 난다
그리곤 생각한다
내가 많이 사랑하니까 참아볼게


그림을 한 컷씩 보면 단순하지만 모아두니
조화롭고 예쁘기까지 하다
어젯밤엔 ‘왜?’ 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왜?
왜? 이렇게까지…
이 작품을 보니
책,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중 한 구절이 떠올랐다
“답을 찾으려고 애쓰지 말라.
그 답은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지금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모든 것을 경험하는 게 관건이다.
지금은 그 질문을 살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먼 날에, 점차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답을 경험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어쩌면 나조차도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살아내고 있지만 모두 모아서 보면
이렇게 아름다울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도 모두 꺼내서 이렇게 다채롭게
보여주는 것 같았다
차라리 한 눈에 보니 시원했고
모든 게 타당하면서 옳고 이뻐보였다


침실에서 느끼는 어두운 감정도
이렇게 예쁠 수가 있다
어린이들이 이 전시에 와서
자신들의 감정을 타당화시켰으면 좋겠다ㅎㅎ


너무 이쁘고 귀엽다ㅠㅠ
나도 이렇게 예쁜 사람이고 싶다!


전시 가는 길에 책, 새파란 돌봄을 읽었다
영케어러라고 젊은 청년들이
갑자기 가족을 돌보게 된 이야기였다
그들은 care for me too,
나도 돌봄이 필요하다고 했다
새삼 요즘 나의 스트레스 원인이 care for me too 였나보다
최대한 모든 가족이 사각지대를 좁히고 정책과 복지가
촘촘한 안전망이 되어주길 바라는 소망이 있다
김참새 전시에서 작품들이 정면을 보지 않는 이유는,
정상과 비정상이 그들의 눈이 아닌
오히려 빗겨나간 사회적 시선이라고 했을 때
아차 싶기도 했고 내 가치관과 부합하는 것도 있었다
어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다운증후군 영희가 제주도에서 서울로 떠나며
쌍둥이 여동생 영옥에게 그림을 선물로 남겼다
홀로 있는 게 좋다는 영옥의 말을 듣고
바닷가에 혼자 앉아있는 영옥의 그림 제목을
‘영옥, 영희없는 고독을 좋아하다’ 로 지었다
그런 영옥을 지켜보는 영희의 그림 제목은
‘언니영희, 동생영옥을 사랑하다’ 였다
이번 전시와 책, 드라마로 깊이있게 생각해볼만한 것들을
많이 알고 느끼게 되었다
돌봄, 정상과 비정상,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파생되는 불안함들까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힘들어하던 내 마음도 토닥여본다
돌봄 민주주의가 되어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사회를 꿈꾸며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키미 개인전  (0) 2022.06.01
학고재  (0) 2022.05.29
다이어트 식단  (1) 2022.05.06
애프터눈티  (0) 2022.05.01
카페 안밀  (0) 2022.04.2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