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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뮤지컬 그날들

by 선샤인우주 2020. 11. 14.

www.youtube.com/watch?v=3OZk-cRuerA&t=155s

이번 뮤지컬 넘버는 Overture가 최고!

 

 

몇 년간 너무 보고싶었던 공연,!
나는 김광석 노래를 아주 사랑하고, 또 내가 사랑했었던 사람들이 사랑하던.. 또는 사랑하는.
그 노래들이 나오는 뮤지컬.

7년짜리 고생의 보상과 축하의 의미로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였는데 역시 최고의 선택이었다.
듣기는 많이 들었어도 실제로 라이브를 듣는 건 처음이라 참 감사하고 멋졌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거리가 생기고 공연을 본 게 얼마만인지. 감사합니다.

 

가슴 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포기 친구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가사 하나, 하나 시와 같았다.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된 날.

 

뮤지컬 그날들을 보고, 매일 넘버를 듣고 있다.

원곡도 듣고, 다시 넘버를 듣는다.

나는 김광석 노래를 그렇게 좋아하는데도 내가 부를 수 있는 노래는 한 곡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부분적 가사는 알아도 전체가사는 모르기 때문이다.

부르는 것보다 듣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무릇 노래란, 한 사람에게 닿아서 그 사람 목소리로 나올 때 비로소 완성됨을 알았다.

내가 김광석 노래를 부를 줄 모른다면, 시를 모르는 것과 같다.

가사 한 구절씩 다시 곱씹을수록 더 깊은 아름다움을 보고 느낀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비 오는 날이다.

비가 많이 올수록 시원하고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빗소리 때문에 ‘거리에서’ 볼륨을 더 높였다.

 

거리에 가로등불이 하나 둘씩 켜지고

검붉은 노을 너머 또 하루가 저물 땐 왠지 모든 것이 꿈결 같아요

 

그렇게 비 오는 거리를 걷다 신발이 젖었다.

버스를 타서 창문을 열자 차갑지 않은 바람과 빗물이 들어왔다.

아직 나뭇가지에 살고 있는 낙엽과 바닥에 떨어진 낙엽 색깔을 관찰했고

계속 ‘그날들’을 들었다.

 

그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그대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그대의 음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그날들

 

 

냉정하신 하나님께

 

                    정현종   

지난해는
참 많이도 줄어들고
많이도 잠들었습니다 하나님
심장은 줄어들고
머리는 잠들고
더 낮을 수 없는 난쟁이 되어
소리없이 말없이
행복도 줄었습니다

그러나 저 납작한 벌판의 찬 흙 속에
한마디 말을 묻게 해주세요
뜬 구름도 흐르게 하는 푸른 하늘 다운
희망 한가락을
얼어붙지 않게 해주세요
겨울은 추울수록 화려하고
길은 멀어서 갈 만하니까요

당신도 아시지만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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