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수집이 창조가 될 때' 전시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미술관이다
국악원에서 가야금 연습하고 집에 걸어가는 길에 들렸던 무료 전시회
사람의 가을
문정희
나의 신은 나입니다. 이 가을날
내가 가진 모든 언어로
별과 별 사이
너와 나 사이 가을이 왔습니다.
맨 처음 신이 가져온 검으로
자르고 잘라서
모든 것은 홀로 빛납니다
저 낱낱이 하나인 잎들
저 자유로운 홀로인 새들
저 잎과 저 새를
언어로 옮기는 일이
시를 쓰는 일이, 이 가을
산을 옮기는 일만큼 힘이 듭니다
새, 별, 꽃, 잎, 산, 옷, 밥, 집, 땅, 피, 몸, 물, 불, 꿈, 섬
그리고 너, 나
이미 한 편의 시입니다
비로서 내가 나의 신입니다. 이 가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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