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이하라 무료로 들어갔던 국립현대미술관
한동안 무료로 다니며 나도 사진전에 참여했다
입상으로 상장과 도록을 받았었다
감사하고 행복한 기억이다
바로 위에 두 장이 내가 사진전에서 상 받았던 사진이다
감사하다
정호승
태풍이 지나간 이른 아침에
길을 걸었다
아름드리 프라타너스나 왕벚나무들이
곳곳에 쓰러져 처참했다
그대로 밑동이 부러지거나
뿌리를 하늘로 드러내고 몸부림치는
나무들의 몸에서
짐승 같은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키 작은 나무들은 쓰러지지 않았다
쥐똥나무는 몇 알
쥐똥만 떨어드리고 고요했다
심지어 길가의 길가의 풀잎도
지붕 위의 호박넝쿨도 쓰러지지 않고
햇볕에 젖은 몸을 말리고 있었다
내가 굳이 풀잎같이
작은 인간으로 만들어진 까닭은
그제서야 알고
감사하며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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