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늦잠자고 일어나서 떡볶이 먹기.
동백이, 용식씨, 필구 그리고 엄마 보기.
세수도 안하고 나와 집 앞 카페에서 책 읽기.
비를 듣고 음악을 보는 연습하기.
커피랑 물 마시기.
집에 가면 세탁기 마저 돌리고, 청소하기!
***
나 역시 다섯째 아이, 벤이 무서웠다. 벤을 병원에 맡겼을 때는 안도감이 들었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부부와 네 명의 아이들 사이가 틀어지는 것을 보고 답답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자 양심과 도덕이라 이름붙인, 뿌리깊이 박힌 내 고정관념이 무서웠다.
이때쯤 학교 게시판에 지속적으로 민원 글을 쓰는 학생이 있었다.
직장동료는 그 학생이 무섭다고 했다.
다섯째 아이를 읽기 전이라면 나도 그 학생이 무서웠을 것 같다.
그러나 벤은 곳곳에 있고 그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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