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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문화역서울284

by 선샤인우주 2022. 4. 22.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한 흐린 날이다.

후덥지근하면서도 쌀쌀한 날씨를 뚫고 연락을 준다거나,

방문해주는 이가 없어 홀로 회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한산한 시간을 채우기 위해 5분 거리에 있는 문화역서울284에 다녀왔다.

100년 전 경성역이라 불리던 복합문화공간에서는

<사물을 대하는 태도> 전시 중이었다.

 

 

결국 사물을 대하는 태도란

다양한 사물을 하나의 생명체로서 존중하고

인간을 위한 공예에서 벗어나 수평적이고 평등한 관계를 추구하고자 제작된 전시다.

작품들보다도 이 관점이 참 좋고 마음에 들었다.

인간에 의해 탄생했을지라도

인간과 동등한 자격에서의 아이덴티티라고 하니 영화 A.I.를 생각해본다.

인조인간이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고

소화될 수 없는 음식물을 기계에서 꺼내지 않아도 되는 존중감일까?

 

 

라탄과 우드로 만든 커피 드리퍼로 보인다.

너무 예쁘고 귀엽네

 

 

음 나를 이렇게 보면 어떻게 보일까?

우선 두 발이 중앙에 있고 얼굴은 안 보일 것 같다.

그리고 양 옆으로 저 위에 손이 보일 것 같고?

 

 

이 작품을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밥을 먹었을까?ㅋㅋㅎ

 

 

왼쪽 하단에 동물들도 있다

 

 

예쁜 색감~~

 

 

의자는 앉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

수저, 젓가락을 그림으로 보니까 먹는 행위 자체도 예술같다.

종종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식기의 디자인만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식기 또한 생명체라는 의도였겠지만, 다시 보니까 새롭게 해석된다.

내가 지금 딸기바나나 주스를 먹고 있으니, 예술을 하고 있구나!!

 

 

부분 확대

자개로 보이는데,

오랜만에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거울에 비친 작은 나와,

한 때의 철로를 유리벽으로 막아 역사를 예술로 만든 신기한 여기,

그리고 끊임없이 시위대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생생한 이곳

 

 

자개 의자

참 독특해서 좋았다.

저 디자인은 어떤 스타일에 배치되어야 빛을 발할까?

 

 

이쁘다

저 방석 디자인은 나무다

자재만 바꿔도 멋지구나

 

 

니팅 작업은 뭘로 하셨을까?

 

 

어떤 기대도 안했는데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어서 은은한 기쁨이 있었고

아주 가까운 곳에 전시회나 박물관 등 문화가 잘 형성되어 있는 게 감사했다.

무엇보다 거리두기 완화로 예약하지 않고 갈 수 있는 게 가장 좋았다.

사람이 아닌 모든 것에도 다정한 나를 상상하면서

여유로운 날, 여유로운 마음으로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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